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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7월 21일 입니다.

런던의 마지막 날이다. 오늘 6시에 유로스타로 파리로 넘어가기로 되어 있고, 마음이 바쁘다. 아침 일찍 호텔을 나섰다. 원데이패스를 끊는데 2종류가 있다. 지하철을 오전 시간 관계없이 이용하는 것과 피크타임을 피해서 이용하는 두 종류가 있다. 가격은 1유로 정도 피크타임을 피하는 티켓이 싸다. 버스는 아무시간이나 가능하니, 오프피크를 사서 버스를 탔다.

 

그 때 생각했어야 했다. 월요일 출근길 런던 중심가는 차가 많이 막혔다. 대영박물관은 버스에서 내려서도 지하철을 타야하는데차가 막히지 않았다면 모를까 좀 비싼 티켓을 사고 지하철로 갔어야 하는데… ‘오늘 대영박물관, 내셔널갤러리, 자연사박물관을 봐야 하는데…’ 맘이 급하다. 식은 땀이 난다. 한 순간 미스로 런던의 마지막 하루를 망칠 위기다.

 

버스에서 땀을 뻘뻘 흘리다가 내려서 카페 네로에서 커피한잔 마시고정신없이 굴다가 정사임당과 가벼운 말다툼도 했다. 비도 오락가락한다. 지하철을 타고 대영박물관이 있는 Holborn역에 내렸다. 마음이 급하니 길도 어렵게 찾고박물관에 도착하니 11시가 다 되었다. 겉보기에는 명성에 비해서는 크지 않다.

 

오락가락하던 비도 그치고 따뜻한 해가 났다. 안에 들어가니 채광이 잘 되어 있어 넓고 밝은 실내가 인상적이다. 시간이 별로 없다. 이집트관으로 갔다. 평소 이집트 문화에 관심이 많던 내게는 모두가 보물들 같은 유물들이고인류의 보물들이다. 박물관 촬영이 허용되어 여기저기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기분이 좋다.

 

정신없이 로제타석 등 유명한 이집트 유물을 보았다. 마지막 날이라 마음이 바쁘다. 아직도 내셔널 갤러리, 자연사박물관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 많은 유물들을 뒤로 하고 밖에 나왔다. 해가 있다. 배가 고프다. 근처 노점에서 핫도그를 사고, 아침에 산 샌드위치를 난간에 앉아 먹었다. 정말 런던에서는 한끼 제대로 먹지 못한다.

 

서둘러서 트라팔가 광장으로 갔다. 내셔럴갤러리에 도착한 것이 1시반이다. 한시간내셔럴갤러리는 대영박물관과 달리 사진을 찍지 못하게 했다. 여기 저기 명화들 앞에서 잠시 잠시 시간을 보내고드디어 내셔럴갤러리의 꽃고흐의 해바라기 앞에 섰다. 미술은 잘 모르지만… “반 고흐, 영혼의 편지를 통해 조금이나마 고흐의 영혼을 이해하고 있다.

 

고갱이 그 위대함을 알아보고 한점 얻으려고 했던 해바라기

 

내셔럴갤러리는 해바라기 하나로도 족하다 

런던은 마지막까지 궂은 날씨입니다.

힘들게 대영박물관에 도착하다.

피곤해도 재미있는 모습입니다.

그~ 유명한 로제타석

세계적인 문화유산에서 자유롭게 사진찍으니 좋습니다. ^^

사람 많은 계단에서 이런 사진 한번 찍고 싶었습니다.

보기 좋은 모자입니다.

내셔널 갤러리에서는 사진 한장 못 찍게 하더군요.

나를 정의하다.

분류없음 2010/03/09 18:13 Posted by 격물치지
나는 내 아내의 남편이다.

나는 내 아들의 아빠다.

나는 내 부모의 아들이다.

내 아내의 남편으로,

내 아들의 아빠로

내 부모의 아들로

훌륭하게 살아야겠다.

나는 나만이 아니다.






유재석을 모르는 내 아들...

제가 2009/10/06 22:56 Posted by 격물치지
분당에 이사오고 TV를 끊었다.
정확히 이야기 하면 해동공자만 타의로 끊었다.
우리집 TV는 해동공자가 잠이 들면 다시 생명을 얻는다.

그래서 어쩌다 식당 같은데서 TV를 보면 해동공자는 환장을 한다.
가끔 주말 외식 중 1박2일, 무한도전, 패떳 등을 보기도 했다.

해동공자
아빠! 그 안경 쓴 사람이 하는 프로 재미있더라!

유재석 이야기이다.

TV를 보지 않는 해동공자에게 유재석은 안경쓴 그 사람이다.

처음 TV를 보지 않겠다고 정사임당이 이야기할 때, 절대 3일도 못 버티리라고 생각했는데...
그 3일이 3년이 되어간다.
 
Inuit님을 벤치마킹한 결과이다.

TV를 끊고 힘든 길을 기꺼이 간 정사임당이 자랑스럽다.
유재석을 모르는 대한민국 1%, 일곱살 내 아들도 자랑스럽다.

유재석을 모르는 아이로 키우는 재미도 상당하다. ^^


어디로든 가야했다.

결혼 10년을 맞은 우리 부부를 위해,
내년이면 학생이 될 우리 아들을 위해,
무언가 조금은 지치고, 조금은 위로가 필요한 우리 인생을 위해

그 어디를 정하기 위해 몇날 몇일을 장수막걸리통을 붙들고 고민했던가?
태국도, 싱가폴도, 상해도, 북경도, 일본도, 터키도, 그리스도 이야기 했다.

그리곤 정했다.

중심으로
심장으로

서양의 심장으로 박동소리 들으러 떠나기로 했다.

런던, 파리, 로마...

그 이름 하나 하나가

전설이고,
역사고,
신화고,
브랜드인,

그 곳으로 가기로 했다.

일단, 국가부터 들어 봐야겠다.










뉴질랜드
사람의 발길이 닿은지 천년밖에 되지 않은 청정의 땅 뉴질랜드
자연, 환경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나라 뉴질랜드

그곳에 가고 싶다, 뉴질랜드 정말 가고 싶다.
(뉴질랜드 관광청 이벤트에 응모합니다)


우리가족 재테크계획은 없어도 여행계획은 확실합니다.

세상 방방곡곡을 가족이 함께 다니는 일만큼 멋진 일이 있을까요?
뉴질랜드 관광청에 들어가보니, 뉴질랜드에 관련된 정보가 상당합니다.

이런 저런 프로그램을 보았습니다.

어떤 계획을 잡아볼까 고민하다가, 딱 정했습니다.
자동차 여행...

- 자동차 몰고가다 좋은 풍경 나오면 차세우고 하염없이 바라보고,
- 좋은 자연에서는 돗자리 펴고 셋이서 이야기 하고,
- 숙소, 식당, 관광지 등 모든 일정을 다 자유롭게 계획하고,
- 가능하면 현지에서 오토캠핑도 해 보고,
- 신나면 자동차에서 노래도 부르고,

자동차로 청정 자연의 심장에 들어가, 자연의 맥박을 느끼고,
내가 자연이 되고, 자연이 내가 될 때까지 한 번 다녀보고 싶습니다.

예전에도 동해안, 남해안, 서해안으로 반도 일주를 해보려고 했지만,
막상 실행은 못했습니다. 그래서 자동차 여행에 대한 향수가 있나 봅니다.

뉴질랜드는 드라이빙 루트가 아주 잘 개발되어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코스를 정했습니다.


8일간 하루 200킬로씩 이동하며 뉴질랜드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을 끼고 돌 생각을 하니,
생각만해도 침이 꿀떡 넘어갑니다.




1일차
오클랜드에서 출발하여 유서깊은 도시 템스로 갈 예정입니다.
빠른 고속도로보다는 경치가 있는 길을 택해 해변마을을 둘러볼 생각입니다.
이동거리가 그리 길지 않아, 숲속산책으로 첫날의 피로를 풀겠습니다.

2일차
코로만델에서는 반도 최북단까지 가봐야 겠습니다.
고기배가 많다는 위티앙아에서는 뉴질랜드 청정바다의 해산물도 맛 봐야겠지요.
황가마타에서는 겁많은 아내와 당돌한 7살 아들과 서핑을 해 봐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혹시 캠핑장비를 대여할 수 있으면 별비 맞으며 캠핑도 할 겁니다.

3일차
활화산을 한번 보고 싶었는데, 화이트 아일랜드에 가서 지구가 숨을 쉬는 모습을 볼 계획입니다.
아웃도어 액티비티 중 낚시도 빼 놓을 수 없겠지요, 낚시를 빌려서 셋이서 고기를 잡아봐야겠습니다.

수현아! 나오니까 좋지?
응! 아빠 경치 엄청, 완전 좋다!
아빠! 고기다!

그림이 그려집니다.

4일차
주요 이동거리만 400키로미터가 됩니다. 5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되어 있네요.
좀 피곤하겠지만, 경치가 그림인 이곳에서는 덜 피곤하겠지요.
길이 쉬우면 정사임당과 돌아가며 운전해야겠습니다.
이스트랜드 강 래프팅이 유명한데, 래프팅도 빼어 놓을 수는 없겠네요.

5일차
와이카라모아나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유명한 호수입니다.
그 호숫가를 한가로이 걷고 싶습니다.
그 호숫가에서 우리 가족은 무슨이야기를 할까요?
인생이란 긴 여행의 동반자인 우리 셋...
그 여행에 이렇게 빛나는 나날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6일차
주로 내륙길입니다.
폭포도 있고, 호수도 있고, 온천도 있는...
좀 쉬어가야겠습니다. 와이너리가서 뉴질랜드 태양이 만든 포도주도 좀 사고,
온천에 가서 노독도 좀 풀어야 겠습니다.
투티라 호수에게 새관찰도 꼭 할 겁니다.

7일차
화카레와레와 삼림공원에서 자전거도 탈 계획입니다.
산림욕도 하고, 기회가 되면 좋아하는 조깅도 해야겠습니다.
유명한 화산근처에서 지열활동도 관찰하며 지구가 뜨거운 심장을 가진 것을
몸소 체험할 생각입니다.

8일차
마지막을 정리하며, 오클랜드 시내관광을 할 계획입니다.
산, 바다, 강, 호수, 화산에서 등산, 트래킹, 자전거, 카약, 캠핑을 하며 자연과 함께한 시간들을
정리하고 이제는 도시에서 도시로 돌아갈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시내에서 아내와 모처럼 술한잔 건하게 마셔도 좋을 것 같군요.

이번여행의 컨셉은 자유, 자연, 아웃도어입니다.
30대후반 동갑내기 부부와 개구장이 일곱살 아들이 우리나라와 정반대 남반구 아름다운 나라에서,
온갖 아웃도어 활동을 하며, 자유롭게 일정정하고 다니고 싶습니다.

쓰다보니, 이벤트 당첨이 안되도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듭니다.

2009년 새해에 아내에게

분류없음 2009/01/01 23:57 Posted by 격물치지
매년 새해에 아내에게 편지를 쓰려고 합니다.

2008년 새해에 아내에게

그날 시드니 파란 하늘...
앞으로 30년이 지나도 2008년은 시드니 파란하늘로 기억 될 것 같소.
그렇게 그냥 가면 그렇게 가지는 것을 그 때는 못가는 수만가지 이유만 찾았소.

말로는 천하를 다 줄것처럼 20년을 한결같이 허풍만 떠는 나를 한결같이 믿어주고,
실행하자면 아무것도 아닌 일에 갖가지 고민으로 김새게 만드는 나를 이해해주고,
일희일비하며 작은 좋을 일에도 호들갑떨고 작은 어려움에도 의기소침한 나에게 기대주어서...


고맙소.

2009년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사는 건강하고, 사려깊고, 성숙한 그런 남편이 되겠소.
평일 중에 하루는 당신과 함께 저녁식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소.
우리 안나푸르나 일요산행일정 앞장서서 지키겠소.
술줄이고 운동 열심히 해서 몸꽝은 되지 않게 땀 흘리겠소.
우리 가족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아주 구체적인 미래를 만들겠소.



2009년은 당신이 평생을 바칠 수 있는 진정으로 원하는 당신만의 사업을 준비하는 한해가 되었으면 하오.

나이 드는 것이 반드시 나쁘지만은 않다는 소중한 사실을

나의 연인
나의 친구
나의 동지
나의 동년배인

당신을 통해 배웠소.

나의 꿈과 당신의 꿈이 다르지 않고
내가 원하는 삶과 당신이 원하는 삶이 비슷해서 행복하오.  

우리 새해 복 많이 받읍시다.

오바마의 일상, 나의 일상

제가 2008/11/27 20:19 Posted by 격물치지

오바마
오늘 중앙일보에 오마바의 일상이 소개가 되었습니다.
요즘 좀 맛이 갔지만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대통령 당선자의 일상이라고 믿기지 않습니다.
얼마나 정확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녁에만 가족들과 4시간의 시간을 보냅니다. 참 부럽습니다.

그래서
한번 오바마의 일상과 저의 일상을 비교를 해 보았습니다. ^^;;

7~8시                  9시~                 ~          ~                            밤9시             9~10시        10~12시
간단한 조깅                                이메일, 회의, 사고처리                                   귀가       잠자는 해동공자 
출근 준비                                   각종 보고, 보고서 작성                                             구경, 야식, 막걸리



해동공자의 꿈
해동공자에게 선생님이 소원을 쓰라고 했는데, 이렇게 썼더군요.
- 천재 되기
- 매일 아빠랑 놀기

사실, 요즘이 아빠로서 가장 인기가 있을 몇년일 텐데... 아쉽습니다.
하루에 해동공자와 평균 30분, 정사임당과 1시간 내외의 시간을 보냅니다.

집중력있게 일하고,
충분한 성과를 내고,
가족과도 여유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멋진 아빠
멋진 남편이 되고 싶습니다.

미국 대통령 당선자로서 오바마보다는 평범한 생활인으로의
오마바가 부러운 그런 저녁입니다. ^^


엄마 생일이 없으면 내 생일이 없어요.

제가 2008/08/14 00:01 Posted by 격물치지

정사임당의 생일이다.
내 아내이자, 내 아들의 엄마인 그녀의 생일이다.
내 생일에는 아주 근사한 디지털 선물을 받았다.
서른일곱 남자를 울린 동영상

작년에는 간단한 작문을 했는데 올해는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
그녀의 생일

결국 재간동이 해동공자와 함심을 해서 생일축하 비디오를 만들었다.
앞으로 생이 다하는 날까지 해동공자와 합심해서 정사임당 생일을 축하해 주고 싶다.

최근 우리가족 대화
격물치지: 여보, 나 만나서 손해가 좀 심하지?
정사임당: ...어 ^^;;;
격물치지: 손해 본 김에 쫌만 더 참자
정사임당: .............어.......

해동공자: 엄마, 엄마는 내가 있어서 행복해?
정사임당: 어 그럼.
해동공자: 그치! 나 없었으면 많이 심심하고 행복하지 않았겠지?!
정사임당: 그럼....... 너 없으면 정말 심심하지. 안 행복하지.

우리 가족 모두 행복으로 가는 길에 든든한 길동무들입니다.  

            
해동공자의 애창곡, 다행이다를 '노가바'해서...

            

엄마생일이 없으면, 내 생일이 없어요. 작사, 작곡: 해동공자, 격물치지
 

사람은 풍경이 되고, 풍경은 사람이 되고

제가 2008/06/11 23:59 Posted by 격물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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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현유원지에 캠핑을 갔다.

강가의 캠핑은 오랜만이다.

정사임당, 해동공자가 산책을 가고 격물치지는 텐트를 쳤다.

강건너에 있는 그들을 찍고

다리 밑에 있는 그들을 찍었다.

내 사랑하는 사람들이 풍경이 되고,

그 풍경은 사람이 되고...

내 좀 더 어려서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않아 후회하는
 
것 중 1위는 독서고, 2위는 캠핑이다.

자연도 좋은데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자연은 말해 무엇하랴!



오늘의 말씀 - 시치미

제가/해동공자 가라사대 2007/12/11 00:30 Posted by 격물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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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탄교육 위인전에 나온 공자의 어린 시절 그림... 동그란 얼굴이 닮아, 안수현을 해동공자라고 칭하기로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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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매사냥으로 단백질을 섭취 할 때 집집마다 매를 키웠습니다.
매의 발목에 주인의 이름표를 달았었지요.
혹 이서방네 매가 김서방의 집으로 날아 들기도 하였습니다.
이때 매 발목의 이름표를 떼고 자기의 이름을 다는 경우, 즉 매의 이름표를 일컫는 단어가 시치미입니다.

출처 : [인터넷] http://blog.naver.com/seoulb?Redirect=Log&logNo=60024126765


시치미: 자기가 하고도 아니한 체, 알고도 모르는 체하는 태도 


보이지 않는 곳의 먼지는 먼지 취급 않는 뒤끝 없이 깔끔한 성격의 소유자이며

그 무엇에도 무릎을 꿇어본 적 없는 대쪽 정사임당이 하루는 걸레를 들고 소파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엄마 뭐하는 거야?”

일 년에 두어 번 볼까 말까한 생소한 광경에 해동공자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어본다.


거실에 놓을 책장을 주문해놓고 소파의 자리를 조금 움직여봤더니 미처 예상못한 두터운 묵은 먼지들이 날려 때아닌 황사가 일어나자, 정사임당 할 수없이 걸레를 들고 긴급조치에 나선 터라 무척이나 짜증나고 고생스런 상황.


“일”

간단히 답하고 소파 밑으로 기어들어갔다.


다량의 뭉게구름 먼지와 동전, 다양한 크기와 색깔의 코딱지를 예상했지만 소파 밑에서 건져 올린 건 의외의 것들이었다.

말라비틀어진 빵조각들과 수십 개의 검정콩알들 그리고 해동공자의 팬티 두 장이 발굴되었다.


“이상하다. 왜 이런 것들이....”

영문을 알 수 없는 정사임당은 고개를 갸웃해본다. 호기심덩어리 해동공자가 왠일로 심드렁한 표정을 지으며 총총 사라졌다.

자칫 미궁속으로 빠질 뻔한 본 사건은 그날 저녁 해결되었다. 범인의 꼬리가 무척 긴 덕분이었다.


정사임당이 해동공자에게 밥을 떠먹여주고 있었다. 아직 밥상머리 예절을 익히지 못한 해동공자의 밥먹는 모습을 한번 보라. 아주 가관이다.

밥 한입 받아먹고 소파로 가서 책을 읽고, 침대로 가서 콩콩 뛰고

또 한입 받아먹고 화장실 한번 가고 한자리에 앉아 밥을 먹는 법이 없다.


인내심 없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정사임당이지만 자식 밥 먹일 때만은 ‘참을 인’자를 새기며 꾸역꾸역 참는다. 겨우 다 먹이고 그 화를 식히려 화장실에 들렀는데 변기에 콩알 다섯 개가 빠져있다.


‘이것들이 왜 여기에?’


잠시뒤 똥마려운 얼굴로 해동공자 화장실로 들어온다.

“으..똥 나온다.”


똥을 눌 때 팬티와 바지 모두 훌러덩 벗고 볼일을 보는 시원시원한 성격의 해동공자, 볼일 끝낸 그에게 옷 입으라고 하니 슬쩍 식탁 밑으로 기어들어간 후 바지를 추키고 있었다.


‘저 액션은 또 무엇인가?’

이상타 여겨 식탁 밑을 보니 팬티 한 장이 반으로 고이 접혀 숨어있었다.


정사임당의 머리위에 조그만 꼬마전구가 켜지는 순간.


‘아하, 그러니까 이러쿵 저러쿵해서....’


정사임당이 해동공자를 불러세워놓고 요목조목 다그쳐 물었다.


“너, 엄마가 주는 콩 안 먹고 몰래 몰래 버렸구나. 그리고 팬티 입기 싫어서 여기저기 벗어 숨겨두고..맞지?”


그때 넉살좋은 웃음을 흘리며 해동공자 말씀하시길


“내가 시치미 뚝딱 뗀거지. 엄만 그동안 몰랐구나?”

그렇다. 우리집에는 해동공자가 흘린 시치미들로 가득하다.

정사임당은 그 시치미들을 찾아 집안 구석구석을 찾으려 했으나....

귀찮아서 그만두었다.

오늘의 말씀 - 압수

제가/해동공자 가라사대 2007/12/07 18:45 Posted by 격물치지



해동공자의 어머니이자, 격물치지의 아내인 정사임당이 조회수 하락으로 낙담한 격물치지를 격려하기 위해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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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 해동공자 안수현 (AD2003년 4월 3일 출생)

마음은 한치도 어긋남이 없는 격물치지이지만 현실은 그저 마냥 흐지부지인  ‘격물치지’와 성이 정씨인 것 외에는 전혀 알려진 것이 없는 ‘정사임당’사이에서 태어났다. 방년 다섯 살, 완전하게 동그란 얼굴을 무기로 새로운 단어에 대한 무서운 호기심으로 무장한 꼬마 사상가.
그는 성악설에 기초해 모든 인간을 나쁜 인간과 좋은 인간으로 나누며 이 세상 온갖 종류의 전쟁을 신봉한다.
그의 대표적인 사상으로는 ‘떼쓰라, 그러면 얻게 될 것이다’ ‘울어라, 토할때까지’ ‘우겨라, 진리가 될 때까지’ 등이 있다.

오늘의 말씀 - 압수  押收 물건 따위를 강제로 빼앗음

해동공자가 하루는 격물치지,정사임당과 함께 율동공원 산책을 나갔다.
바람이 몹시 불자 격물치지가 집으로 돌아갈 것을 권하자 해동공자가 말씀하시길
“오랜만에 찬바람을 쐬고 싶구나”
해동공자 옷깃을 여미며 분위기를 잡자
“니가 아프면 내가 고생이다. 어서 가자꾸나”
정사임당이 차갑게 쏘아붙였다.
“싫어잉”
해동공자, 살짝 떼를 쓰자 정사임당이 쐐기를 박는다.

“그러면 어제 사준 바쿠간, 압수한다!!”
해동공자, 아무 말도 못하고 얼굴만 벌개져 씩씩댄다.
뽀루퉁해진 해동군자, 추워서 덜덜 떨고 있는 격물치지를 툭치며 말씀하시길

“그럼 아빠가 업어줘야 해”

울며 겨자먹기로 해동공자를 업은 천하의 약골 격물치지, 결국 수십 보도 못가 다리가 풀려 해동공자를 내려놓는다. 해동공자가 펄쩍뛰며 다시 업히려 하자 격물치지 얼굴이 노래진다.

“아빠 힘들어. 이젠 혼자 걸어”

혼자 씩씩대며 무언가 생각해낸 해동공자, 드디어 말씀하시길

“그럼, 아빠 압수한다”
“뭐..뭘?”

“집으로 안가고 뒤로 걸어 갈거야!!!!”
그렇게 해동공자는 격물치지의 시간과 노력을 압수해버렸다.

아버지의 이름으로

해동공자 만 5세 생일에, 60개월 동안 한달에 한개 60개의 사진으로, 포토 에세이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블로그를 시작하고 가장 행복하게 포스팅을 했습니다. 블로깅이 장기적으.....

내 생애 최고의 생일선물을 안겨준... 정사임당, 해동공자, 나의 사랑하는 가족... 안성민!! 성공했다....

내 인생에 가장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한 일 중 하나가 우리 아들 성장비디오 만들어 준 일입니다. 아내가 상차림이고, 풍선이고, 사진이고, 비디오고 뭐고 하나도 하지 않을테니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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