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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야 미친다 - 8점
정민 지음/푸른역사


미치겠다.
책을 읽고, 마음이 차분해 지지는 않고 안절부절해졌다. '이렇게 멋진 조상들이 있다는 것을 왜 이제야 알게 되었을까?' '나의 삶의 지향점은 무엇이고, 나는 얼마나 미쳐서 그것들을 추구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그냥 흘러온 것 같다. 미치겠다. 나는 여태 무엇을 하며 살았는가?

벽에 들린 사람들

최흥효는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인데, 과거시험장에서 쓴 글씨 한자가 왕희지와 비슷하게 되어서, 답안지를 품고 집에 왔다. (결국 시험을 포기했다.)

이징은 어려서 다락에서 그림을 익히다. 집에서 이징을 찾아 3일만에 찾았다. 이징은 야단맞아 울면서 눈물을 찍어 새를 그렸다.

한산수는 노래를 잘하는 사람인데, 산에 올라가 노래 한곡에 모래한알을 신발에 담아 신발이 모레로 가득 차면 산에서 내려왔다.

참 전설같은 이야기들이다.
글씨가 그림이 노래가 그렇게 좋았던 사람들...
글씨로 그림으로 노래로 완성을 추구했던 사람들...
나는 여기가 좋을까 저기가 편할까 기웃거리며 청년시절을 낭비하지 않았나?

다산과 황상

15살 황상이 다산초당에 찾아가 물었다.
선생님! 저에게는 세가지 병통이 있습니다. 첫째는 너무 둔하고, 둘째는 앞뒤가 꼭 막혔으며, 셋째는 답답한 것입니다.

다산이 대답한다.
대저 둔한데도 계속 척착하는 사람은 구멍이 넓게되고, 막혔다가 뚫리면 그 흐름이 성대해 진다. 답답한데고 꾸준히 연마하는 사람은 그 빛이 반짝반짝하게 된다.
 

현문현답이다. 자기의 약점을 정확히 알고 물어본 황상이나, 둔재라고 탓하는 황상에게 최고의 맞춤형 솔루션을 준 천재 다산이나... 대단한 조상들이다.

선비정신
우리 것은 비합리적이고, 낡았고, 고루하다고 생각한 나의 편견이 부끄럽다. 이 책을 통해 다산, 퇴계, 이덕무, 허균... 우리시대 선비들을 알게 되어 천만다행이다. 멋진 선비들과 선비정신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준 책이라서, 2007년 독서 Best 5에 당당히 올려 놓았다. 우리 정신을 아는 첫 걸음이 되는 책이다. 별 넷.

내가 강진 귀양지에 있을 때, 병든 아내가 낡은 치마 다섯 폭을 부쳐왔다. 시집올 때 입었던 붉은 활옷이었다. 붉은 빛은 이미 씻겨 나갔고, 노란 빛도 엷어져서 글씨를 쓰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마침내 가위로 잘라 작은 첩을 만들어, 붓가는 대로 경계하는 말을 지어 두 아들에게 보냈다. 바라기는 훗날 이 글을 보면 감회가 일 것이고, 두 어버이의 아름다운 은택이 느꺼워 뭉클한 느낌이 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미치야 미친다 발췌>

아내의 치마
귀양지에 가있는 남편에 병든 아내가 시집올 때 치마를 보내는 심정은 무엇이었을까?
그 치마를 잘라 아들에게 경계하는 글을 쓰는 아비의 심정은 어땠을까?
그 글을 읽는 자식은 어떤 감동을 받았을까?
그들의 이야기를 읽는 나는 눈시울이 뜨겁다.

네가 양계를 한다고 들었다. 닭을 치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 진실로 농서를 숙독해서 빛깔에 따라 구분해 보기도 하고... 간혹 시를 지어 닭의 정경을 묘사해보도록 해라. 사물로 사물을 얹는 것 이것은 글 읽는 사람의 양계니라... 기왕 닭을 기른다면 모름지기 백가의 책속에서 닭에 관한 글들을 베껴 모아 차례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겠구나 <미쳐야 미친다 발췌>

격물치지
우리나라 최고의 천재이고, 최다작 작가라는 정약용이 아내의 치마에 써준 글이다. 귀양살이를 하는데, 아들 중 하나가 양계를 한다는 소식을 전한 모양이다. 담담하게 당부는 하지만, 천하의 정약용 자식이 양계를 한다니, 많이 속상했을 텐데... 글읽는 사람의 양계... 양계의 격물치지를 당부한다. 역시 장약용 답다. 모든 것을 격물치지의 입장에서 그 근본을 이해하고 정리하려던 그가 그 많은 작품을 남긴 건 당연한 것 같다. 자식이 격있게 양계를 하라고 당부하는 그 붓놀림이 눈에 선하다.

이건희
요즘 삼성때문에 온나라가 시끄럽다. 이건희는 변칙적인 방법으로 자식에서 거대기업 삼성을 물려 주었다. 다산은 유배지에서 아내 치마에 아비의 사랑을 담아 물려 주었다. 그 사랑이 200년이 지나도 생생하고 오히려 더 커진다. 사람은 죽어도 애절한 마음은 남는다. 다산의 사랑은 앞으로 200년이 더 지나도 우리 후대에게 감명을 줄 것이다. 위대한 기업가 이건희는 편법적인, 변칙적인 방법으로 부를 자식에세 물려주었다. 그 오명도 오래 갈 것이다. 당당하게 멋진 방법으로 상속을 했으면 얼마나 멋진가? 그 멋을 역사도 알아 줄 것이다. 요즘... 다산같이 큰 사람. 큰 아버지. 큰 스승이 그립다.

“넉넉할 섬(贍) 갖출 비(備)… 선비란 여러가지 넉넉해야”
혼탁한 세상에 한줄기 맑은 바람 / 마지막 선비를 찾아서
[3] 서울 김철희 옹… 초서 독해의 1인자
“남을 이기는 勝人이 아니라 자신을 이기는 克己의 교육을 해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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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을 주로 읽으셨나요?
“사서삼경(四書三經)이지. 칠서(七書)라고도 하지. 선비라면 칠서는 다 읽어야지.”

―칠서를 읽는 순서가 있습니까.
“순서야 대중없지.”

―칠서 중에도 어떤 책이 중요합니까.
“학용(學庸·‘대학’과 ‘중용’)이지. 학(學)은 배워야 한다는 것, 용(庸)은 떳떳해야 한다는 것이야. 거기서 벗어난 것은 없어. 특이한 게 없어.”

―요즘도 책을 읽으십니까.
“계초명(鷄初鳴·닭이 처음으로 울 때)이면 독서하는 것이지.”

―칠서를 열 번 이상은 읽으셨겠네요.
“열 번도 안 읽고 그걸 어떻게 외우나?”

―칠서를 전부 외우세요?
“전부 외우지 않고 선비라 할 수 있나. 외워야 써먹는 것이지.”

―어떤 사람이라야 선비라고 할 수 있습니까.

“넉넉할 섬(贍), 갖출 비(備). 그게 선비야.” 선비는 ‘섬’이 아니라 ‘선’이라고 다시 물었지만 그는 “그렇게 써. 한자로는 선비 사(士)지만”이라고 말했다.

대학 한두번 읽고 격물치지라는 말이 너무 좋아서, 블로그도 닉네임도 격물치지로 했다. 대학은 정말 몇번이고 볼 생각은 있지만 아직 어떤 문장을 명확히 설명하기도 힘든 수준인데...

구십을 넘기 노선비가 칠서를 외운다니, 몇번을 읽었을까? 놀랍다.
어쩌면 옛사람들의 공부가 진정한 공부가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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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이름으로

해동공자 만 5세 생일에, 60개월 동안 한달에 한개 60개의 사진으로, 포토 에세이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블로그를 시작하고 가장 행복하게 포스팅을 했습니다. 블로깅이 장기적으.....

내 생애 최고의 생일선물을 안겨준... 정사임당, 해동공자, 나의 사랑하는 가족... 안성민!! 성공했다....

내 인생에 가장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한 일 중 하나가 우리 아들 성장비디오 만들어 준 일입니다. 아내가 상차림이고, 풍선이고, 사진이고, 비디오고 뭐고 하나도 하지 않을테니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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