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특별한 새해맞이를 하고 싶었다.
2010년은 아내와 내가 마흔이되고 해동공자가 초등학교에 가는 해다.
평소 해보고 싶은 템플스테이...
아내가 해보겠다고 지원해준다. 해동공자는 어떻게 꼬셨다.
12월 31일 오후 3시반에 삼각산 화계사에 도착했다.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듣고 옷도 갈아입고...
스님들과 간단한 담화를 하고, 저녁공양을 했다. 4시반이다.
큰 그릇에 밥과 반찬을 같이 담아 먹었다.
식사 후 잠시 휴식을 하고 예불시간이다. 템플스테이도 처음이지만
예불도 처음이다. 알지도 못하는 염불을 중얼거리고...
6시반부터 9시까지 참선이다.
오리엔테이션에 받았던 화두를 계속 푸는 과정이다.
참선은 45분 참선, 15분은 간단히 몸을 푼다.
스님들은 스님들의 라인으로 템플스테이 참가자는 그들의 라인으로 서로 등을 돌리고,
벽을 바라본다.
눈을 감는다.
한 생각도 일으키지 않는 것이 왜 큰 죄일까... (수미산 만큼 큰 죄라고 힌트를 들었다.)
- 배우는 학인이라, 한 생각도 일지 않는 것이 불가능 한데 거짓을 말해서 인가?
- 한 생각도 일지 않는게 죄면, 여러 생각을 일으키는 것은 선인가?
- 선한 생각이 항상 떠나지 않아야 하는데, 한 생각도 일지 않게 하니까 죄인가?
화두 공부 말고, 새해 계획이나 짤까? 아니지 화두공부 해야지.
여러 생각들이 스친다.
나도 모르게 고개도 떨구어진다. 졸립다.
눈감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한 가지 생각을 해 본적이 없었다.
등을 기대지 않으니 45분이 2시간처럼 느껴진다.
그렇게 참선을 하고, 원래는 잠자리에 들어야 하는데... 한 해 마지막날이라 송년예불이 있다.
33배, 108배...
나에게
아내에게
아이에게
부모에게
동료에게
바람에게
태양에게
하늘에게
흙에게
참회하고 감사했다.
타종식은 방에서 아내와 불끄고 들었다. 다음날 3시에 일어나야 하니까...
3시다. 아내와 아들은 아직 잔다.
다시 참선이다.
3시까지 안 잔적은 꽤지만, 자고 일어나긴 거의 처음이다.
또 수미산 화두다.
6시까지 참선을 하고 아침 공양을 하고 마당을 쓸었다.
그리고 삼각산에 아내와 올랐다. 눈쌓인 체감온도 20도에 우린 그렇게 눈길을 걸었다.
다시 8시에서 10시까지 참선을 했다.
화두도 생각나지 않았다.
그냥 마음이 편했다. 어제보다 졸리진 않았다.
스님들은 동안거 내내 10시간이상 참선을 하신단다. 무슨 생각들을 하실까...
템플스테이를 마치고 다짐했다.
새해에는
대장부의 기상으로
내 마음의 주인으로 살겠다.
내 주변의 모든 인간, 생명, 자연
을 사랑하겠다.
내게 주어진 모든 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살겠다.
마흔살이 되려고, 연말에 그렇게 아팠고 (속탈에 두통으로 1주일 이상 고생), 이제는 좀 치유가 되어 간다.
마흔되던 날 큰 발원하나 세웠다.

수미산 화두... 언젠간 풀리겠지.

해동공자... 사진 포즈지만, 참선때도 예불때도 그는 가끔 놀라우리만큼 진지했다.

참선이 끝나고 케익을 먹는 시간이 있었는데... 초는 역시 막내 중 막내 해동공자가 껐다.

한 밤중 산사는 차분하다.

많은 초. 경건함...

단촐한 방이다.

일출을 보지는 못했지만... 눈과 여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