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규
김용규 선생의 글은 '설득의 논리학', '철학까페에서 문학읽기'를 통해 그 매력에 푹 빠졌다. 책 읽은 세월과 종류, 폭이 일천해서 이런 평가가 어떨지 모르지만, 김용규 선생은 어려운 개념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역량은 대한민국에서 최고 수준인 것 같다. 따뜻하고, 친철하고, 착한 글은 신영복 선생이 더 낫지만...
철학판타지
이 책은 소설책이다. 나에게 소설은 잘 손이 안가는 분야이다. 워낙 익숙하지 않아서 친해지려면 많은 노력이 들어갈 것 같아 우선 순위에서 밀린다. 소설이지만 이 책은 일단 김용규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어 그래도 쉽게 읽혔다. 만약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내용을 따라가는데 조금 어려울 것 같다.
소설의 힘
이 책은 '설득의 논리학', '철학카페에서 문학일기'와 같은 철학 입문서로 써도 책의 목적을 달성하는데는 더 효과적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소설이라는 장르를 택하고 싶었던 것 같다. 소설은 만들어진 상황과 갈등구조 안에서 저자의 할말을 독자에게 더 머리속에 명징하게 전해 주는 것 같다. 개념을 상황과 갈등으로 스토리화하여 전해 주는 것이 소설의 힘이 아닌가. 빨치산에 대해 어떤 역사서가 어떤 다큐멘터리가 '태백산맥'과 같은 메시지를 전달 할 수 있겠는가?
아쉬움과 기대
소설의 입장에서 알도는 스토리의 힘이 약한 것 같다. 판타지라는 장르가 익숙치 않아서 그런지... '설득의 논리학'을 김용규 대신 알도가 이야기 해주는 것 같다. 핵심이 되는 갈등구조도 명확하게 가슴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갈등을 해결하려는 시도에서 나오는 여러 에피소드는 역시 대가의 숨결이 느껴진다. 전체적으로 아쉬움이 있지만, 앞으로 그가 내 놓을 작품은 또 어떨지 기대가 된다. 앞으로 철학과 소설과 판타지를 완전히 이해하고 통섭하는 멋진 대한민국 작품이 나온다면 아마 그 저자는 김용규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