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교장
작년 1박2일로 강릉에 놀러갔었다. 경포대에서 머리깨지게 술한잔 먹고, 선교장에 갔다. 근처에 가 볼만한 곳이라고 해서... 그 때 식객이 영화화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화 버스가 있었다.
주연: 김강우, 임원희, 이하나
"누가 보겠어? " 내 첫마디였다.
김강우, 이하나도 당시 난 잘 몰랐다. (사실 오늘 알았다.)
별로 보고 싶은 배우도 없어 굳이 구경하려는 마음도 없이 썰렁썰렁 선교장을 구경했다. 비가 오던 그 선교장의 연꽃만이 기억난다. 오늘 영화 내내 배경으로 나오는 선교장이 정겨웠다.
식객
크게 기대하지 않고 봤는데... 재미, 감동, 스토리 모두 만족이다. 한국영화 수작이라고 생각하는 타짜, 괴물보다 낫다. 감독, 배우 브랜드 없이 폭력없이, 섹스없이 이 정도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허영만의 탄탄한 원작과 적절한 각색, 배우들의 연기가 어루러져 수작을 만든 것 같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설득의 논리학' 김용규 선생이 이 영화를 보았다면, 아마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떠올렸을 거다. 회상에 의해 시간이 되 살아나고, 감각은 시간 공간을 초월하여 그 감각을 느꼈던 그 시간, 그 공간으로 데려다 준다는 주제의 책이다. 나는 읽지 않았지만... 평생을 어머니가 해준 맛을 찾아 다니는, 군대에서 먹던 라면 맛을 찾아 다니는... 아버지가 맛 본 탕을 찾아 다니는... 그 모든 여행은 아름답다.
그 맛이 그 시간을 회상시켜주고
그 회상된 시간이 인생을 의미있게 만들고...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 준다는 것이다.
격물치지바른 맛을 내기 위해서는 재료에 대한 격물치지, 누구도 속이지 않는 성의, 바른 마음 정심 그리고 수신이 필요하다. 모든 일에는 도가 있고 도가 다다르기 위한 노력은 아름답다. 요리도 마찬가지이다. 이 영화는 요리의 격물치지과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끝은 결국 정성이고 철학이고 사랑이다. 그래야 완성할 수 있다.
총평
내가 최근 기억하는 최고의 한국영화다. 스토리의 승리, 철학의 승리이다. 눈물을 강요하지 않으나 눈시울이 뜨겁고, 웃음을 강요하지 않으나 미소가 있는 영화, 보고 나서 뒤끝이 전혀 없고, 잔잔한 감동이 미각에 남아 있는 영화... 맛있는 영화 식객이다.
별 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