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겠다.
책을 읽고, 마음이 차분해 지지는 않고 안절부절해졌다. '이렇게 멋진 조상들이 있다는 것을 왜 이제야 알게 되었을까?' '나의 삶의 지향점은 무엇이고, 나는 얼마나 미쳐서 그것들을 추구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그냥 흘러온 것 같다. 미치겠다. 나는 여태 무엇을 하며 살았는가?
벽에 들린 사람들
최흥효는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인데, 과거시험장에서 쓴 글씨 한자가 왕희지와 비슷하게 되어서, 답안지를 품고 집에 왔다. (결국 시험을 포기했다.)
이징은 어려서 다락에서 그림을 익히다. 집에서 이징을 찾아 3일만에 찾았다. 이징은 야단맞아 울면서 눈물을 찍어 새를 그렸다.
한산수는 노래를 잘하는 사람인데, 산에 올라가 노래 한곡에 모래한알을 신발에 담아 신발이 모레로 가득 차면 산에서 내려왔다.
참 전설같은 이야기들이다.
글씨가 그림이 노래가 그렇게 좋았던 사람들...
글씨로 그림으로 노래로 완성을 추구했던 사람들...
나는 여기가 좋을까 저기가 편할까 기웃거리며 청년시절을 낭비하지 않았나?
다산과 황상
15살 황상이 다산초당에 찾아가 물었다.
선생님! 저에게는 세가지 병통이 있습니다. 첫째는 너무 둔하고, 둘째는 앞뒤가 꼭 막혔으며, 셋째는 답답한 것입니다.
다산이 대답한다.
대저 둔한데도 계속 척착하는 사람은 구멍이 넓게되고, 막혔다가 뚫리면 그 흐름이 성대해 진다. 답답한데고 꾸준히 연마하는 사람은 그 빛이 반짝반짝하게 된다.
현문현답이다. 자기의 약점을 정확히 알고 물어본 황상이나, 둔재라고 탓하는 황상에게 최고의 맞춤형 솔루션을 준 천재 다산이나... 대단한 조상들이다.
선비정신
우리 것은 비합리적이고, 낡았고, 고루하다고 생각한 나의 편견이 부끄럽다. 이 책을 통해 다산, 퇴계, 이덕무, 허균... 우리시대 선비들을 알게 되어 천만다행이다. 멋진 선비들과 선비정신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준 책이라서, 2007년 독서 Best 5에 당당히 올려 놓았다. 우리 정신을 아는 첫 걸음이 되는 책이다. 별 넷.